목회와 상담
By Henry H. Whang
“목회자가 설교, 교육, 행정, 선교 등을 목회 현장의 필수 과제로 여기는 것처럼 교인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과 상담 역시 피할 수 없는 당연한 사역이다. 그러나 교인 개개인을 다루는 미시적 상담 사역에 전념하기보다는 목회의 모든 영역을 상담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거시적 관점의 상담 체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교인들이 삶의 여정 가운데 부딪히는 도전과 위기들에 대하여 목회자가 영적인 지도를 하며 그 고충을 잘 극복하여 믿음의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맡기신 으뜸 사역이다. 문제는 목회자가 목회 현장의 그 수많은 과제를 수행하면서 제한된 시간에 교인들 각자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개별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전문심리상담가로서 목회에 임하면서 목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상담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제시한다.
1. 상담 목회를 기획하라.
개인을 다루는 일반 상담가와는 달리 회중을 돌보아야 하는 목회자는 교인 개개인을 다루는 미시적 상담 사역에 전념하기보다는 목회의 모든 영역을 상담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거시적 관점의 상담 체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연중 목회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 설교의 상당 부분을 인간관계와 자기 성장, 타인에 대한 감수성 개발과 관련된 주제로 다룬다든지, 주중 예배와 기도회를 치유와 회복을 주제로 기획하여 집회를 통해 교인들이 영적인 자기성찰과 생각의 변화, 집단적 치유체험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교회 교육이나 제자 훈련의 커리큘럼 속에 대화법 (예: 비폭력적 대화 Non-Violent Communication)이나 가정 사역 세미나를 필수 과정으로 포함하여 전 교인에게 상담과 돌봄의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도록 돕는 것이 좋다.
2. 치유받은 상담자로 먼저 서라.
모든 상담 목회 기획은 목회자 자신의 치유와 회복, 자기 성찰 및 상담자로서의 자질 훈련을 우선적 과제로 요구한다. 목회자 자신에게 아직 치유 받지 못한 상처가 있다면 목회 현장의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역동적인 혼란과 번-아웃(burnt out)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연쇄적 문제를 유발하여 교인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상처를 주는 사고를 저지르며 많은 경우 교회의 내분과 영적 침체 현상을 가져오게 한다. 목회자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기도하며 연장 교육 등을 통해 자기 성찰과 치유, 회복, 성장의 시간을 먼저 경험할 때 ‘심령’으로 충전된 에너지가 교인들을 치유 환경으로 이끄는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3. 집단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라.
교인들의 심리적인 문제나 가정의 딜레마는 목회자의 ‘일방적인’ 가르침에 의하여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 설교나 강연 역시 단순히 인지적인 영역의 자극으로 그치기 쉽다. 문제를 안고 고민하는 교인들에게는 자신의 고충을 표출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과 치료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인들이 경험하는 문제의 공통분모를 파악하여 치유 소그룹을 형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교회가 연합하여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결혼예비학교, 노인대학, 사별 가족 및 이혼자 지원 사역 등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심리학의 사이코 드라마와 치유 성경공부를 결합한 ‘비블리오드라마’와 ‘액션메소드’가 있는데 이를 배워 활용하면 교인들이 놀이와 역할극을 통해 함께 울고 웃으며 집단으로 공동 치유를 경험하는 효과를 즐길 수 있다.
4. 해결 중심의 전략적 상담을 실시하라.
가족 문제나 개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해결 중심의 단기치료적 접근법(Solution Focused Brief Counseling)을 권한다. 이는 가정과 개인의 치유와 회복을 도모하면서 문제 중심(무엇이 잘못되었는지)으로 접근하지 않고, 가족 구성원들의 공통 희망을 찾아내 그 성취를 위해 가족 전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치료법이다. 이 상담 기법은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과 3~5차례 정도의 제한된 만남을 통해 전략적이고도 구조화된 상담을 펼치는데 많은 회기를 요구하는 일반 치료법에 비해 목회자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치료를 가능케 한다.
5. 치유 네트워크를 조성하라.
목회 상담은 결국 목회자의 바쁜 일정과 개인적인 상담 역량에 모든 것이 좌우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교회의 안과 밖으로 돌봄의 상담 사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에서 매달 한 번씩 장로들과 권사들이 함께하는 ‘멘토링 훈련’을 실시해 보라. 이를 통해 신령직분자들이 먼저 인간관계와 감수성 훈련을 받고 여러 상담의 이론과 실제를 경험하며 뭇 성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의 자리를 돕는 일대일 양육 리더로 서게 된다. 교회의 멘토들은 속회나 기타 모임에서도 집단 상담 지도자로서 교인들을 돌보며 목회자의 관리(Supervision)를 받아 치유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 이런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전문 상담가, 사회복지사 및 정신과 의사들과 연대하여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것도 전인적인 치유를 위한 좋은 방안이 된다. 목회 현장에 상담체계 치유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아름다운 치유와 성장 사역을 이루기를 바란다.
황헌영 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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