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사역
By Changki Kim
시작하며
이민 1세대로서 나와 문화가 다른 미국 회중을 섬기며 어렵게 느꼈던 영역 가운데 하나가 차세대 사역이었다. 이미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있는데 세대 차이까지 더해져, 두꺼운 벽이 있는 것처럼 지레 겁을 먹은 것도 사실이었다. 또 전임 사역자가 따로 있어서 차세대 사역을 위해 함께 헌신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섬기는 교회의 현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내가 과연 좋은 생각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망설여진다. 다만 10년 남짓한 미국 목회에서 한 번은 미국 회중에 부목사로 파송받아 청소년 사역을 직접 인도해 본 경험이 있었고 또 담임 목회자로서 꾸준히 차세대 사역에 관심을 두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실천적 지혜를 나누고자 한다.
차세대 사역은 온 회중이 다음 세대와 함께 성장하고 교제하고 신앙을 살아내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1. 선입견을 넘어서라.
차세대 사역에 대해 공부하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부딪히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내가 의외로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이 종종 사역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1) 젊은 사람들은 교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 학생들에게는 또래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 차세대 사역을 위해서는 미국에서 자란 젊은 사역자가 필요하다. (4) 차세대 사역을 하려면 예배 음악부터 젊게 해야 한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생각의 전환점이 됐고 이 글에서 집중적으로 도전하는 부분은, 차세대 사역이 꼭 연령별 그룹이나 프로그램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회중에서 차세대 사역을 인도하는 동역자들과 책과 기도 모임을 정기적으로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계속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젊은 사람들의 필요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목회자로서 차세대 사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교회의 삶에 차세대를 적극적으로 포함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할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회자 자신의 시선인 경우가 많다.
2. 전 세대 예배를 계획하라.
교회가 크지 않기 때문이든 다른 이유에서든, 가족과 함께 예배하며 자란 학생들이 큰 교회의 연령별 프로그램에 출석한 학생들보다 성인이 되어서도 신앙을 지키고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이러한 관찰은 마크 드브리스의 『Sustainable Youth Ministry』와, Fuller Youth Institute의 연구를 바탕으로 세대 간 사역의 중요성을 짚은 카라 파웰 등의 『Growing Young』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때는 교육이란 종류를 막론하고 전문성에 맡기듯 신앙 교육도 교회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최근 한동안은 부모와 가족의 영향이 신앙 교육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주목하고 있다. 물론 교회가 가족과 함께 어떻게 아이들의 신앙 교육을 할 것인가에 관한 모델은 다양하고 계속 변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내가 섬겼던 회중에서 한 달에 한 번 '가족 예배'(family worship)를 드렸었다. 전통적인 예배가 아니라 조금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악과 예배 순서 전반에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신앙 대화나 활동을 넣어 구성했다. 그러면서 발견한 것은 가족 사이에 신앙 대화가 드물다는 사실이었다. 가족 예배를 드리는 주일에 젊은 가족의 참여가 높아졌는데, 흥미롭게도 어르신 성도님들의 출석도 그 주에 가장 높았다. 새로운 형태의 예배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예배 순서를 맡거나 직접 주도하는 예배 등을 통해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예배를 계획할 수 있다. 핵심은 완성된 전 세대 예배를 한 번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세대가 서로의 예배 자리에 스며들 작은 통로를 꾸준히 마련하는 데 있다. 여러 세대가 같은 자리에서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경험 자체가 다음 세대에게 오래 남는 중요한 신앙 교육이 된다.
3. 교회 안의 서로 다른 세대 간에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라.
우리는 청소년들이 신앙 공동체와 맺는 관계가 종종 사역자 중심이거나 가족 위주로 너무 단편적임을 발견한다. 그럴 때 관계 고리가 또한 쉽게 끊어지는 것을 보는데, 젊은 세대가 신앙 공동체와 맺는 관계에 다양성과 폭을 더해 준다면 그들의 삶에 더 지속하는 신앙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켄다 크리시는 『Almost Christian』에서 의외로 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자신에게 배움과 안내를 줄 수 있는 윗세대 어른들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견신례(confirmation) 수업에 멘토를 초대해 1대 1 관계를 맺어 주고, 교회 역사 등을 다루는 수업에서는 교회 어른을 모셔서 배우도록 한다. 또 학생마다 어른 몇 분을 지정해 함께 기도해 주는 '기도 짝' 같은 방법도 실천해 볼 수 있다. 선교 여행 같은 큰 연간 프로젝트를 앞두고 학생들이 모금 행사를 열고, 교회 어른들이 후원하며, 학생들이 감사 노트나 기도 노트로 후원자들에게 계속 소식을 전하는 것도 세대 간 연결 고리를 튼튼히 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 외에도 세대 간의 필요와 재능을 연결해 주는 것도 좋은 사역이 된다. 그래서 목회자의 몫은 이런 관계가 우연에 맡겨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관계의 그물이 넓고 촘촘할수록 그 신앙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4. 학생들이 사역의 주체가 되게 하라.
청소년들이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학생이나 청년을 선교와 교육의 대상으로만 보던 관점을 바꾸도록 요구한다. 젊은 세대는 단순히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듣기보다 실제로 행동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이 주체 됨은 거창한 데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예배 시간에 성경을 봉독하거나 기도를 인도하는 일, 여름성경학교에서 봉사자로 섬기는 일, 지역의 필요를 직접 살펴 작은 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끄는 일처럼, 학생들이 맡아서 책임지는 자리를 하나씩 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서툴더라도 학생들이 스스로 해낼 여백을 남겨 두는 일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자신이 교회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되는 경험을 한다. 또 교회의 목적과 부르심이 안으로만 향하지 않고 세상을 향한다는 것도 배운다.
개인적으로도 학생들과 그 가족이 선교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교회 생활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신앙이 자라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래서 나는 다음 세대를 '미래의 교회'로만 부르던 언어를 조심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미 오늘의 교회이며, 지금 하나님의 선교에 함께 부름받은 동역자다.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영역이라도 실제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넘겨주는 용기다.
5. 학교 달력을 함께 참고하라.
우리가 교회 달력으로 중요한 절기나 주요 주일을 계획하듯, 지역 학교가 쓰는 달력도 함께 볼 것을 추천한다. 학생과 젊은 가족의 생활 흐름을 볼 수 있고, 중요한 날을 표시해 두었다가 회중과 함께 축복하고 축하하면 학생들은 교회가 자신들을 환영하고 품는다고 느낄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교회가 이미 하고 있듯이 책가방 축복식(Backpack Blessing)이나 졸업 축하 예배 등으로 학년의 시작과 끝을 잘 축복하고 축하하는 것이 좋다. 학년이 시작되는 가을에는 새 학기를 여는 축복을, 긴 여름방학을 앞두고는 흩어지는 아이들을 위한 파송의 기도를 드릴 수 있다. 시험을 앞두고는 짧게라도 학생들을 위해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목회 기도에 넣을 수 있다. 대학에 진학해 공동체를 떠난 학생들에게 기말고사 기간에 사탕이나 손편지를 담은 캐어 패키지(College Care Package)를 보내는 것도 의미 있는 사역이었다.
이런 작은 표지들이 쌓이면 학생과 젊은 가족은 '교회가 우리 삶을 알고 있고, 우리를 위해 기꺼이 자리를 비워 두고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듣게 된다. 그래서 나는 교회 달력을 짤 때 지역 학군의 주요 일정을 나란히 놓고 시작하기를 권한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가 결국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말해 주기 때문이다.
나가며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차세대 사역에는 모든 세대를 함께 어우를 수 있는 접근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차세대는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의 신앙은 부모와 그들이 참여하는 신앙 공동체 어른들의 신앙을 반영한다. 그러니 차세대 사역은 단순히 젊은 세대만을 위한 교회 사역의 한 분야가 아니라, 온 회중이 함께 성장하고 교제하고 신앙을 살아내는 방식이다. 지금 섬기는 자리에서 아동부 전임 사역자나 특별 프로그램이 없더라도 예배와 관계와 삶의 한 자리를 다음 세대에게 조금씩 내주고 격려하는 일을 시작해 보자. 그 작은 실천과 기도와 노력 가운데 하나님이 새로운 세대를 자라나게 하시길 소망한다.
English - Rethinking Next-Generation Ministry
김창기 목사
Good Shepherd United Methodist Church, 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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