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혐오 속에서도 목회는 계속된다
By Sun-Ah Kang
2022년, 새로운 지역으로 파송받은 나는 부푼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 ‘연합감리교회 목회자는 교회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파송된다’는 다짐을 안고, 교회 주변 이웃들을 자주 찾아뵙겠노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가족은 예상치 못한 인종차별의 현실을 마주했다. 사택 뒷마당에서 동네 아이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고, 남편이 유모차를 끄는 길에도 같은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밤에는 초인종이 울리고 누군가 웃으며 달아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리 가족이 어디에 있든,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가족의 안정감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그때 나와 내 가족을 지켜준 것은 공동체였다. 내 가족과 함께 울어주고 기도해 준 감리사님, 분노를 모아 싸워준 교회 공동체의 힘으로 내 가족은 겨우 조금 일어설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서 나는 목회자로서 ‘단순히 반응하는 것(reaction)을 넘어, 어떻게 목회적으로 대응(respond)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래 다섯 가지 이야기 형식의 전략은, 이 고민 끝에 실행에 옮긴 실제 사역이다.
차별과 혐오는 공동체의 안전과 가치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다.
1. 지역사회에 호소하라: 제도적 보호의 문을 열자.
처음 내가 우리의 이야기를 했을 때, 지역 교회 목회자들이나 교회 공동체는 그 청소년들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질 나쁜 아이들이라서 혹은 우연한 장난으로 일어난 일로 반응했다. 피해자인 우리들이 이 문제의 근원에 인종차별주의라는 악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차별과 혐오는 공동체의 안전과 가치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소년들의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함께 녹음 파일, 보안카메라 복사본과 시간 일지를 문서로 작성해서 경찰에 제출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중학교와 교육감에게도 보냈다. 다음으로 나는 시장을 만나서 차별과 혐오가 지역사회의 공동체의 가치에 얼마나 위배된 문제인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안타깝게도 학교 측이나 시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그들은 자칫 정치적인 이슈로 여겨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며칠 후, 결국 경찰은 가해 청소년의 가정을 방문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2.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
제도적 대응만으로는 부족했다. 인종차별주의는 정치적인 사안이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침 시청에서 분기별로 열리는 시민 포럼 발표를 신청했다. “Unity Beyond Labels: Building a Respected, Strong Community Together”라는 주제로 나는 동료 백인 목회자를 초청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보다 인종차별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설명하고 싶어서였다.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었고 그들이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진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3. 진솔한 경험을 전하라: 이야기의 힘
포럼 참석자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더 많은 주민에게 다가갈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교회 소식지에 내 가족의 경험을 진솔하게 담은 편지를 실었고, 이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한 교인이 지역 신문에 글을 게재했다. 이 내용은 교회 페이스북 페이지와 커뮤니티 페이스북 그룹에도 공유되어 수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주민들은 “우리 아이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라며 이야기를 나눴고, “지역 사회가 다시 친절과 사랑을 회복하자”는 다짐이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갔다. 우리의 진솔한 경험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야기가 주는 힘과 그 파급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기회였다.
4.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가라: 지역 주민을 위한 콘서트
나는 차별과 혐오를 지적하고 싸우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근처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목회자들의 도움으로 콘서트를 열어서 공연을 했다. 이어서 한국인 목회자와 그 가족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교회와 지역 공동체로부터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가운데 “다른 나라와 문화에서 파송되는 목회자를 맞이하는 교회에 조언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공통된 경험을 더 많이 공유하며 서로 이해하라”, “다른 관점에 주의를 기울여라. 그곳에야말로 하나님의 역사가 진정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라. 낯선 환경에서 느낀 이질감과 불편함을 활용하여 다른 이들과의 연결을 소중히 여겨라” 등 유익한 조언을 전해 주었다. 음악과 이야기, 음식을 통해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다름을 넘어서 하나의 공동체로서 서로를 보완하고, 빛내고, 위로할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콘서트를 통해서 얻은 기부금은 우리 지역에 작은 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자금이 되었다.
5. 지속 가능한 변화를 시작하라: 작은 도서관 프로젝트
우리 교회 공동체는 지역사회에 다양성과 사랑과 친절의 힘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콘서트 기부금과 연회에서 제공받은 사회 개혁 기금(Social Reform Grant)으로 우리 교회는 지금 작은 도서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책은 아이들이 다양성과 친절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가장 지속 가능한 도구라고 믿기 때문이다. 교회 앞 주차장에 설치하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성, 사랑과 친절에 관한 책을 구입했다. 지역 학교 도서관에 책들을 기증하고 앞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북클럽을 진행할 계획이다. 작은 도서관을 통해서 아이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변화하는 기회가 되길 기도한다.
점점 차별과 혐오가 일상이 되어가는 오늘날, 타인종 목회자로서 인종차별적인 경험은 흔하게 겪는 일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교회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를 교육하는 것은 타인종 목회자로서의 독특한 사명일지도 모른다. 이런 아픔은 결코 금방 잊히거나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남아 괴롭힌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고립되기보다 이야기를 나누고 공동체의 보살핌을 받는 것이다. 내 가족처럼 이런 경험으로 괴로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도움받아도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천천히 나아가길 기도한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 (로마서 11:29).
English - Ministry Continues, Regardless of Discrimination and Hate
강선아 목사
Morrison United Methodist Church, IL
Contact Us for Help
Contact Discipleship Ministries staff for additional gui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