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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5 Slingstones

SL!NGstones
타인종 목회 하나님의 부름이자 선물입니다

박영미 [email protected]
북일리노이연회 디캘브 지방감리사

목사의 권위는 목사라는 직위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뢰의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것입니다. 모든 목회가 그러하겠지만 타인종 목회의 경우 관계 형성이 특별히 중요합니다.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신뢰 관계없이 타인종 목회는 불가능합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600명이 넘는 한인목회자들이 연합감리교회에 소속되어 목회하고 있는데 그중 과반수가 타인종 목회를 하고 있다. 앞으로 타인종 사역지로 파송 받는 한인목회자 수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북일리노이 연회에만 57분의 한인목사들이 현재 목회하고 있다. 그중 12분이 한인교회를 섬기고, 나머지 45분은 타인종 또는 타문화 목회를 하고 있다. 나는 2003년 신학교 졸업 후, 딕슨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부목사로 2년, 그리고 시카고 근교 오크팍에서 담임목사로 8년을 섬긴 후, 현재는 일리노이 주 북서쪽에 있는 디캘브 지방의 감리사로 섬기고 있다. 우리 지방에만 14분의 한인목사님들이 열심히 그리고 아름답게 타인종 목회를 하고 있다. 미약하나마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종 목회에 임하는 기본자세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1. 확신이 있어야 한다.

생긴 모양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고 풍기는 냄새조차 다른 “이방인”으로서 타인종 목회에 임하는 우리 한인목사님들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교차한다. 특히 이민 1세대의 경우 언어 문제가 심각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처음 타인종 목회에 임할 당시 두렵고 떨리던 나의 심정이 생각난다. 타인종 목회라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인지,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 것인지, 나의 마음은 의혹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성경은 분명하다. 타인종 또는 타문화 목회는 가능할 뿐 아니라 복음이 요구하는 사명이자 축복이다. 예수님도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목회를 하셨고(수로보니게 여인, 사마리아 여인), 사도 바울 또한 유대 문화와 헬라 문화를 아우르는 창조적인 목회를 통해 세계의 종교 지도를 바꾸어 놓았다. 어찌 보면 예수님의 성육신 자체가 우리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타인종, 타문화 목회의 원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타인종 목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종, 문화, 사회, 경제의 경계를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 확장이 복음이 요구하는 사명이라는 신념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2. 긍지가 있어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타인종 목회를 하는 목사는 상대방, 즉 미국 회중과 미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미국 문화와 미국 회중을 이해함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우리의 문화, 우리의 사고방식, 우리의 교회 정서를 이해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미국 문화는 질서와 명확함을 중요시하는 데 반해 우리는 조화, 화합, 공동체 의식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미국 문화는 수평적인데 비해(low-power distance) 우리 문화는 수직적이다(high-power distance). 목사라는 직책에 관한 기대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두 문화가 이렇게 다르니, 우리 것을 버리고 무조건 미국 문화를 수용해야 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것은 무조건 좋다든지 아니면 무조건 나쁘다는 단순한 사고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인종 목회자로서 우리의 사명은 한국 또는 미국 문화를 넘어서는 제3의 문화, 복음의 문화, 또는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직한 그리고 치열한 자기 성찰과 더불어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긍지가 필요하다.

3. 언어가 다는 아니다. 그러나 중요하다.

의사소통은 언어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의사소통, 즉 말이 필요 없이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뜻이 통한다는 것은 어느 특정한 중교나 문화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목사가 얼마나 성도님들을 사랑하는지, 목사의 하나님 나라를 향한 열정이 얼마나 간절하고 진솔한지는 말보다도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고 전해져야 한다. 이러한 열정과 진솔함이 없이는 어떤 목회도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목회를 위해서는 말 또는 언어가 중요함을 부인할 수 없다. 문법, 어휘, 발음, 모두 중요하다. 시선, 억양, 몸짓 등 비언어적 요소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춘기를 넘어 미국으로 온 이민 1세대들은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언어 코치의 도움을 받을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전문적인 코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은퇴한 목사님이나 성도님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를 권면한다. 그렇지만 섬기는 교회의 성도에게 설교 전에 원고를 교정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삼가라고 말하고 싶다. 설교 후 의견(feedback)을 구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전자사전의 오디오 기능을 수시로 활용하여 의심스러운 단어의 발음을 확인하고 거듭 따라 하라. 성만찬 예문 등 기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텍스트는 언어 능력이 탁월한 원어민에게 녹음을 부탁하여 자주 들으며 따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언어가 다는 아니다. 그러나 중요하다. 그러니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4. 관계 형성이 핵심이다.

목사의 권위는 목사라는 직위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뢰의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모든 목회가 그렇겠지만 타인종 목회의 경우 관계 형성이 특별히 중요하다.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신뢰 관계가 없이 타인종 목회는 불가능하다. “내가 목사인데” 하는 권위적인 생각은 버리고 성도들과 허심탄회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 크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겠지만, 성도들의 생일이나 특별한 날을 기억하여 카드나 전화를 드려라. 교회를 위하여 수고하고 애쓰신 분에게는 지체하지 말고 감사 카드나 이메일을 보내라. 그리고 성도님들의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기를 주저하지 마라. 사택을 개방하고 성도님들을 초대하여 한국 음식을 대접하며 삶의 경험을 나누는 것도 문화의 장벽을 헐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핵심 리더들 및 목회협력위원회(Staff Parish Relations Committee)와는 의도적으로 그리고 정규적으로 만나야 한다. 공식적인 회의이든 아니면 비공식적인 사교 모임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5.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야 한다. 이것은 쉬운 것 같아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못 알아들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아니 언어의 장벽 때문에, 열린 마음, 배우려는 마음, 이해하려는 마음, 그리고 묻는 자세가 중요하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에 골똘해 있지 말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데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물어야 한다. 무언가 확실하지 않을 때, 섣불리 추측하지 말고 물어야 한다. 무언가 석연치 않을 때,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물어야 한다. 확실히 안다고 생각 들 때, 다시 한 번 물어야 한다. 원대한 꿈과 멋진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목회지에 임했다가 고생하시는 분들을 종종 본다. 성도들에게 묻기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과 계획을 밝히기 전 회중의 꿈과 소망에 관해, 그리고 과거의 상처나 쓰라린 경험에 관해 묻고 경청해야 한다. 자신의 이해를 위해서, 그리고 회중의 이해를 위해서, 끊임없이 묻고 경청하는 문화를 양성해야 한다.

부족하나마 타인종 타문화 목회에 임하는 기본자세에 관한 생각을 나눴다. 신념과 긍지,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물으며 노력할 때,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는 여러분들을 하나님께서 귀히 보시고 축복하실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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