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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교회의 과거 현재 미래

BY CHAN-HIE KIM

앞으로 반세기도 못 가서 임시 체류자를 제외한 미국 내 한인 인구 중 3분의 2 이상이 영어권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이를 대비한 현 한어 회중의 갈 길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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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내 한인교회는 한국어를 쓰는 한인들이 이민 왔기 때문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초창기의 한인 감리교도들은, 특이하게도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이민들과 달리,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았다. 첫 이민선에 몸을 실은 사람들 가운데 인천내리교회의 교인들을 비롯한 기독교인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와이에는 39여 개나 되는 예배처가 초창기에 있었다. 이들은 모두 감리교회의 “교회”들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이 예배처소들은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했다. 이민들은 더 오지 않아 한국어를 쓰는 인구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농장과의 계약 기간이 끝남에 따라 많은 이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남은 후손들은 영어만 쓰는 인구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 대부분의 예배 처소가 없어졌거나 다인종 교회로 변했다.

10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의 한인교회에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징후가 지금 너무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먼저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지난 100여 년 동안의 발자취를 잠깐 살펴보기로 하자.

한인연합감리교회 100년의 발자취

첫 이민선을 타고 하와이에 온 102명을 위시해 1903년 1월부터 1905년 8월 8일까지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온 이민자들의 수는 모두 8,226명이었다. 이 가운데 많은 사람이 한국에서 이미 크리스천, 특히 감리교인들이었기 때문에 예배처소가 여기저기에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일본 이민 브로커와 일본 정부의 끈질긴 방해 공작과 러일전쟁(1904-1905)에서 러시아를 제압한 일본은 1905년 11월 17일에 대한제국과 체결한 을사조약(乙巳條約)을 통해 한국의 외교권을 완전히 찬탈하고, 1910년 8월 29일에는 대한제국을 완전히 식민지화하였기 때문에, 한인들은 더는 미국에 이민 올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60여 년이 지난 1965년에 시작한 제2차 이민의 물결이 들어오기 전까지 하와이를 포함한 전국에 8개의 한인감리교회가 있었을 뿐이다. 그래도 이는 전 미주 21개 한인교회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 시기의 교인들은 대부분 어려서 들어온 초기 이민자들과 그 자녀들 및 유학생들이었으며, 교세가 대체로 미약했기 때문에 교역자들은 다른 직업을 가져야만 생활할 수가 있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렇게 된 데에는 한어 인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903년부터 1964년까지 한인 이민자 수가 약 23,530여 명에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미주 한인 이민 역사를 바꾸어 놓은 큰 변화가 1965년에 이루어졌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5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는 민권운동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진 인종 차별을 받아온 흑인들은 자기들의 인권을 부르짖으며 더는 인권 유린당하는 일을 참고 견디지 않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주축으로 하는 민권운동은 1964년의 Civil Rights Act와 그 이듬해인 1965에는 Voting Rights Act라는 법을 연방 정부가 제정하게 하여 법적으로는 인종차별을 완전히 제거했다. 이와 더불어 같은 해 1965년 연방 정부는 그동안 특히 영국과 독일계 유럽인들에게만 특혜를 주던 이민법을 전적으로 수정해, “first come first served” 원칙에 입각한 새 이민법을 제정하여 이민법에서도 출신국에 근거한 차별적 할당제를 철폐했다.

새 이민법이 1968년부터 완전히 시행됨에 따라 1970년 초부터 한국에서도 많은 이민자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65년에는 2,165명이 이민을 왔는데 그 수가 매년 증가해 1987년은 그 절정에 이르러 35,849명이 이민 비자를 받았다. 1970년대에는 매년 평균 약 24,200여 명이, 1980년대에는 평균 약 33,900여 명이 들어오다가, 80년대 후반을 정점으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그 수가 매년 평균 약 15,000여 명으로 줄기 시작하더니, 2000년대에 와서는 다시 갑자기 더 줄기 시작했다. Center for Immigration Studies의 보고에 의하면, 한국에서 온 총 이민자의 수가 2000년에 864,125명이었다. 2010년에는 1,100,422명, 2013년에는 1,070,335명으로 3년 사이에 약 3만 명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추세는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한국의 경제 상태를 보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유학생들을 포함한 임시 체류자들을 많게 잡아 40만 명으로 보아도 미주 내의 현 한인 인구는 약 15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가운데 70%인 약 100만 명이 한어 인구가 되며, 이 숫자의 60%가 개신교인으로 보고 있다. 이들 가운데 7.5%가 연합감리교회 교인이라 추정할 때, 우리 교인은 약 4만 5천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가톨릭 교인들을 포함한 기독교인들이 인구의 29%에 지나지 않지만, 미주에서는 71%(개신교인 60%)나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올 때의 크리스천 인구는 30%밖에 안 되지만,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교회에 다니는 인구가 40%나 된다는 사실은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서 20세기 후반의 한인 교회들이 갑자기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났다. 이러한 현상은 한어를 쓰는 인구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미주 한인 교회들의 존폐가 결정지어진다는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다.

1970년대 이후 한인연합감리교회의 특성을 살펴보면, 10년마다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첫 1970년대는 교회를 개척하며 “이식하는 시기”(period of implantation)였다. 이민자들의 30%는 이미 한국에서 크리스천이었던 사람들이요, 미주에 와서 또 약 30%의 이민자들이 교회에 나오게 되니, 교회는 자연히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 교회만이 여러 면에서 유일한 뜻있는 한인 공동체였기에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교회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참으로 고마운 것은, 어느 교단을 막론하고, 이분들이 계속 지금까지 교회에 출석하는 크리스천이 되었으며, 이 사실을 Pew Research Center의 2012년 보고서가 확인해 주고 있다. 이 시기에 77개의 한인 연합감리교회가 개척되어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다.

1980년대는 교회가 계속 “성장하며 정착하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시기”(period of struggling for further growth and settlement)였다. 이 10년간은 특히 교단의 EMLC, 곧 소수민족 교회의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교회 수도 늘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마다 교인들의 수도 늘고 있었다. 80년대에 연평균 약 3만 4천여 명의 이민이 오는 등, 그 수가 절정에 달하였으므로 104개의 교회가 이때 새로 탄생하게 되었다. 각 지역총회에 Korean Mission을 설립한 것도 이 시기였다.

1990년대는 교회가 “안정된 시기”(period of stabilization)에 접어든 때였다. 이 시기에 전국적으로 많은 개척 교회들이 연합감리교회 연회에 가입하면서 개체 교회들도 UMC의 체제로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비록 한인 이민자의 수가 연평균 약 15,000여 명으로 80년대에 비해 절반 이하로 대폭 줄어들었지만, 75개의 새 교회가 이 시기에 설립되었다. 이제 한인 교회들의 수도 늘어서 파송 제도도 제대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는 교회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기”(period of beginning of decline)였다고 규정지을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면서 이민의 물결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 추세는 2010년대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0년대는 2000년대에 이어 교회의 수와 교인의 수가 계속 감소하는 시기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민자의 수가 80년대의 10%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에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필자의 자료에 의하면, 1905년부터 2014년까지 총 356개의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있었으나 2014년 말 그 수가 271개 교회로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3년 사이에 매년 10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거나 통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의 변화가 한인연합감리교회와 그 교인의 수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개신교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하나의 큰 원인이다. Pew Research Center의 발표에 의하면 젊은 층의 감소가 더 심하다는 것이다. 영어권의 한인 젊은이들은 이미 한인 교회를 떠난 지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는 이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으나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전망과 과제

그렇다면 우리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지, 앉아서 기다리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미래를 위해 어떤 사역을 하며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사역과 비전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앞으로의 사역은 어디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인가? 필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첫째, 교회는 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전도에 힘써야 한다. 아직도 예수 믿지 않는 30%의 한어 인구가 우리 주위에 있다. 이 말은 교인의 수를 늘리는 일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복음을 그들에게 전하자는 뜻이다. 선교(mission)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등한시해 온 전도(evangelism)에 더 역점을 두자는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많이 만들자는 뜻이다. 신앙을 고백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필요에 따라 새로운 신앙 공동체가 생기고 교인의 수도 늘어날 수 있다.

둘째, 위에 언급한 “진정한 복음을 전하자”는 말은 우리의 복음이 지난날 세상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성서의 세계가 아니라 21세기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게 2천 년 전에 선포된 복음을 현대적인 언어로 다시 선포하자는 뜻이다. 상상할 수 없이 엄청나게 발달한 과학 기술(technology)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복음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바로 전달해야 한다. 이 의무가 교회에 있다. 옛날에 쓰던 언어나 상징이나 이미지를 가지고는 천억 분의 1mm의 원자핵과 수십억 광년 밖에 있는 우주의 물체를 눈으로 보는 현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며 복음을 전할 수가 없다. 새로운 전달 도구가 필요하다. 이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개체 교회 교역자들을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의 많은 연구와 훈련이 필수적이다.

셋째, 현재 대부분 교회에 65세 이상 되는 노인 인구가 평균 4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들을 위한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 동시에 청년들, 특히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신앙 훈련에 특별한 초점을 맞추어 사역해야 한다. 인생에 있어 이 시기가 신앙인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사역은 젊은 전도사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 이 일을 위해서는 유능하고 정성을 다하는 장년 지도자들도 많이 필요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의 곁을 떠난 많은 우리의 자녀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넷째, 우리가 지난날 영어 회중을 개척하는 일에 실패했지만, 앞으로는 얼마든지 이 일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1세 부모의 품을 떠난 우리 2세, 3세들이 교회를 떠나 생활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우선 그들에게 전도해야 한다. 그들이 비록 신앙인이 되었다 할지라도, 타인종 교회에 나가기를 주저하기 때문에 영어권에 있는 한인들을 위해 교역자를 양성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유능한 한인 2세 교역자들이 한인 커뮤니티를 버리고 다른 인종 교회로 떠나갔는지 깊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이중문화 가정을 위한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이상 새로운 이중문화 가정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주 안에서 한인들이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나 시골에 많이 정착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가능하면, 옛날 하와이에서처럼, 예배처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 교인의 수는 비록 적으나, 두 개 예배처소(교회) 이상으로 구성된 구역(charge)을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지역이 넓은 대도시에도 적용된다. 앞으로는 지금과 같이 한 교회로 구성된 구역들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므로 대도시에서도 이러한 파송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반세기도 못 가서 임시 체류자를 제외한 한인 인구 중 3분의 2 이상이 영어권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이를 대비한 현 한어 회중의 앞으로의 갈 길은 어디에 있는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할 어려운 과제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김찬희 [email protected]
클레어몬트신학대학원 은퇴 교수, Ph.D
LID Leadership Journa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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