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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문명으로의 전환과 그리스도인 (2)

By Jinsoon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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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위기를 넘어선 재앙

기후 변화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의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이뤄지면서 발생한다. 이는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원인으로 구분되는데, 먼저 화산 분화나 태양 활동 변화 등의 외적 요인과 기후 시스템인 대기, 해양, 육지, 설빙, 생물권 등 각 요소가 상호 작용하면서 일어나는 자연적 요인 이외, 18세기 산업 혁명 이후 산림 파괴와 온실가스 방출이라는 인위적 요인이 기후 변화의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 133년(1880~202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1℃ 상승했는데, 이는 과거 1만 년 동안 지구 온도가 1℃ 이상 변한 적이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의 <지구 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하고, 2050년경에는 탄소 중립(net-zero)을 달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평균 온도 0.5℃ 상승은 인류에 가공할만한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도 놓치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지구 온도 상승이 임계치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이상 기후와 동식물의 멸종은 환경 파괴만이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불평등의 심화, 심각한 안보 갈등이라는 피할 수 없는 결과를 포함한다.

그러나 기후 시스템은 결코 점진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일단 임계치를 넘어서면 자연의 회복 가능성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같은 전망은 인류를 불안과 두려움에 빠뜨리려는 전략적 수사가 아니다. 현재 위기가 막연하게 체감하는 불편이나 위기의식을 넘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져온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것은 현재 우리 삶의 체제, 탄소 연료 중심의 생산과 소비의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기후 변화는 범지구적이고 동시다발적이며 그 영향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최근에 일어나는 이상 기후는 전 세계적 양상을 띠고 있다. 2019년 1월 영하 40℃의 유례없는 한파가 시카고 전역을 휩쓸자 도시 전체가 마비되었고, 일리노이주는 재난 지역으로 선포되었다. 반면 같은 시기 호주는 영상 47℃를 넘어섰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망이 과부하되었고 폭염으로 인해 산불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유럽이나 북미도 다르지 않았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은 45℃ 이상의 폭염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1년 7월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는 50℃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일주일간 900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이 피해자였다. 동아프리카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고, 육지의 얼음이 줄면서 남아시아는 물론 서유럽은 수자원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해수면은 7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러한 한파와 폭염, 폭설, 태풍, 가뭄, 홍수를 비롯한 이상 기후는 앞으로 더 빈번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문제는 이상 기후가 자연재해와 민생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은 가뭄으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하수와 수자원이 고갈됐고 대규모 산불로 인해 산림이 초토화되었다. 홍수와 태풍이 비옥한 표토를 쓸어가면서 비옥한 강 하구는 불모지가 되고, 수온과 해류의 변화로 전통적인 어장이 변화하거나 사라지고 있다. 이상 기후에 의한 토양 유실과 수자원 고갈은 농사 면적의 감소와 흉작의 원인이 된다. 홍수나 해수면 상승으로 재해가 심한 지역에 곡물 생산이 급감하면서 곡물 가격의 폭등은 관련 수출입의 경제적 타격만이 아니라 사회 정치적 분쟁과 난민 문제를 일으킨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남아시아,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지속된 장기간의 기근과 불안정한 식량 수급으로 인해 영토 분쟁과 종족 학살 및 대규모 기후 난민 문제가 일어났다. 2011년 러시아는 150년 만에 발생한 가뭄과 산불로 곡물 생산의 40%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곡물 수출 중단 조치가 내려지자 국제 곡물 시장에서의 밀 가격이 60% 이상 폭등했다.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민중들은 봉기를 일으켰다. 이외에도 2012년 1월부터 시작된 튀니지, 이집트, 예멘, 시리아의 민중 봉기도 같은 경로로 발생했다.

기후 변화는 봉기와 분쟁이라는 지역 내 갈등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갈등과 혐오를 증폭시켰다. 해수면 상승으로 향후 50년 이내 수몰 위기에 있는 몰디브에서는 거주민 37만 명이 자국을 떠날 것을 원하고, 투발루는 식수와 농경지 오염으로 인해 주민들이 이민 절차를 밟고 있다. 리비아의 기후 난민들은 장거리 항해 도중 선박이 침몰하거나 기아와 피로로 대규모로 사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종족 학살로 이어지는 기후 난민은 2008년 이래 1초에 한 명, 매년 2,500만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을 비롯한 각 국가에서는 난민 수용 여부와 난민 관련 정책안들이 심각한 논란 가운데 있다.

내전, 영토 분쟁, 민족 간 갈등뿐만 아니라 사회 불안과 정치 체제 변화의 주원인 중 하나가 기후 변화다. 서유럽에서는 2015년부터 시리아 난민 사태로 심각한 사회 혼란을 경험했다. 경기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유럽에 수백만 명의 난민이 몰려들면서 국가 재정에 압박을 가했고, 난민 사태의 장기화로 치안도 불안정해졌다. 난민이 주로 사회적 하층민을 구성하고 범죄에 내몰리면서 인종과 종교에 대한 혐오가 국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사회적 불안은 안보를 넘어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고 대규모 폭력 사태를 유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은 사회적 안전을 위해 강력한 공권력을 발휘하는 권위적인 정부를 요청했고, 평화와 연대의 정신이 퇴색해버린 또 다른 국면의 국제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극우 정당의 약진은 국가 안보와 사회적 안정과 직결된 것으로,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역 및 국가 간 갈등과 분쟁을 전제하고 있다. 자연 재난이 인류의 기본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사회 재난과 안보 문제와 연결되면서, 기후 변화는 자연 과학적 대책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지정학적 차원의 전방위적 대책들을 요청하고 있다. 이렇듯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예상치 못한 사회적 불안, 경제적 손실, 정치 지형의 변화를 일으키며 연쇄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과 그리스도인 (3)

송진순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외래교수,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연구실장
LID Leadership Journa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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