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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교회의 역할 (3)

By Jae Sung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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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으로 가는 길

청색을 자본주의로 본다면 녹색은 생태주의다. 녹색은 생명의 빛깔이며 하나님의 색깔이다. 자연에 깃든 하나님의 은총은 녹색 은총이다. 생태적 회심을 통해 창조 세계의 청지기로 나서는 교회를 녹색 교회라 한다면 기독교는 먼저 녹색 교회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녹색 교회는 신음하는 피조 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해 설교하고, 교육하고, 자원 재활용에 참여하고, 교회 건축과 관리를 생태적으로 하고, 생협을 통해 근거리 유기 농산물로 간소하게 밥상을 차리고, 꽃꽂이 대신 화분을 놓고, 불필요한 행사는 줄이고 간소화한다. 초록 가게를 운영하여 자원을 재사용 재이용한다. 차 없는 주일을 지키고,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한다. 환경 현안에 동참하고,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대규모 건설 공사엔 반대하고, 숲 조성에 앞장선다. 교회 주보나 자료집을 재생 용지로 만들고, 햇빛이나 풍력 발전소를 설치 운영한다. 교회 안에 환경부를 두고 모든 교회 사역을 환경 선교와 연계시킨다. 아울러 녹색 교회는 창조 영성을 믿고 창조 질서 보전 명령이 최초의 사명임을 교육한다.

교회는 기후 위기를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전 세계 교회 지붕이나 주차장마다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햇빛) 발전소를 설치 운영하고, 신도들 가정마다 미니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 운영하여 에너지 자급률을 높인다면 지구 생태계를 살리는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다.

신학대학에 환경 선교와 생태 목회 과목을 신설하고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교육에 반드시 환경 선교를 교육해야 한다. 교회나 선교 단체별로 다양한 환경 교육을 시행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정부 차원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요구해야 한다.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완성을 위해 혁신적인 탄소 저감 정책을 단행해야 한다. 먼저 미세 먼지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석탄 화력 발전소를 신속하게 폐쇄하는 로드맵을 정하고, 에너지 정책을 대폭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소 점진적 폐쇄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제 기업은 단순히 이익 창출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고, 지구 생태계 보전과 지속성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기업들은 생산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바로 RE100(Renewable Energy 100%) 선언이다.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부품 소재를 엄격히 따져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한 부품만 사용한다고 선언했다.

기독교는 생태적 회심에 동참해야 한다.

1. 녹색을 꿈꾸는 교회

생태 신학자 로이드 기링(Lloyd Geering) 박사는 자연에서 신성을 벗겨 내어 천상으로 던져버린 것이야말로 가장 큰 범죄 행위로, 피안의 세계로 던져버린 신성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 파괴는 단순히 환경이 부서져 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인류의 불행은 환경에 부여해 주신 하나님의 은총과 신비, 하나님조차도 경탄하신 자연의 영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는 영적, 정신적, 심미적 가치, 신성함이 무궁무진하다.

기독교는 생태적 회심에 동참해야 한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David Wallace-Wells)의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 재난 시나리오 <2050 거주불능 지구>란 책이 나왔다. 이대로 가면 인류는 자연재해로 인한 대량 학살의 위협에 놓여 있다며 그 위협은 살인적인 폭염, 빈곤과 굶주림, 해수면 상승으로 집어삼키는 바다, 치솟는 산불, 재난화된 날씨, 죽음의 바다, 질병의 전파, 기후 분쟁, 시스템의 붕괴를 통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대안으로는 화석 연료에서 저탄소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신속한 기후 오염 물질 감축, 생태계 보호 및 복원, 육식 감축과 채식 확대, 탄소 없는 경제 실현, 사회 경제적 정의와 인구 안정화를 꼽았다.

기독교는 생태적 우주론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구 생태계 파괴의 직접적 이유는 과학과 기술의 오용과 남용, 과소비하는 인간의 탐욕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생태 신학자 토마스 베리(Thomas Berry)는 지구 위기를 인간과 자연과 올바른 관계를 설정해줄 생명적 우주론의 결핍으로 보았다. 그동안 서구 문명과 과학 기술은 자연을 도구화해 왔고, 그 결과 인간과 자연은 공생적 친밀성을 상실했다. 인류는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생태적 우주론으로 전환해야 이 파국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 기독교는 위대한 과업을 위해 초대받았다. 인류는 신생대에서 장렬하게 종말을 맞을 것이냐 아니면 생태대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미래는 지구를 착취의 대상이 아닌 사귀어야 할 주체로 이해할 때에만 실현된다. 토마스 베리는 현재의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일은 “지구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며 “우리가 지구에서 정중하게 사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만 행성 지구가 우리를 아낌없이 보살펴 주었듯이 우리 후손들 또한 보살펴 주리라”라고 말했다.

2.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

1) 식생활: 기후 미식 (Climate Gourmet)

기후 미식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건강한 식생활이다. 식품의 생산과 운송, 보관, 폐기를 위해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 육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체 탄소 배출의 약 22%를 차지한다.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확대하고 로컬 푸드(Local Food)를 이용하자.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후 미식의 실천은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에 가정, 교회, 지역 사회에서 확대하는 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2) 패션: 슬로 패션 (Slow Fashion)

‘슬로 패션’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패션 문화를 뜻한다. 옷을 생산하고 유통,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가 배출되는데 특히 원재료에서 섬유를 가공하는 방직, 표백, 염색의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발생하며 분해 과정에 미세 플라스틱을 만든다. 패션 산업은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4%에 해당하는 연간 12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급속히 늘고 있다. 따라서 옷은 구매할 때부터 폐기를 염두에 두고 구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되도록 천연 섬유, 단일 섬유로 만든 옷을 구매하고, 적절한 관리와 수선을 통해 오래 옷을 입음으로써 옷에서 비롯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친환경적 옷을 적당히 구입하고, 바꿔 입고, 재사용, 새활용(Up-cycling)하자.

3) 주거: 미니멀 라이프 (Minimal Life)

‘미니멀 라이프’란 불필요한 소비를 없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생활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생산, 구매, 소비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 우린 지독한 ‘소비 중독’에 빠져 있다. 일회용품의 남용은 쓰레기 발생을 늘리어 소각과 매립 과정에서 상당량의 탄소가 배출되고 환경이 오염된다. 검소한 삶으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야 한다. 덜 사고, 오래 사용하고, 쓰레기 없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현하자.

4) 교통: 녹색 교통 (Green Transport)

‘녹색 교통’이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교통수단을 의미한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은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를 비롯한 대기 오염 물질도 함께 배출한다.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고 했을 때 가장 탄소 배출이 적은 교통수단은 기차이고, 버스, 승용차, 비행기 순이다. 전기 자동차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전거 이용을 생활화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자.

5) 에너지: 그린 에너지 (Green Energy)

‘그린 에너지’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재생 에너지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화석 에너지는 무조건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큰 냉난방 분야에서 기기의 효율을 높이고, 적정 냉난방 온도를 유지하며, 가전제품을 적절히 관리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여 탄소 배출을 저감해야 한다. 가정, 교회마다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그린 에너지를 선도해 나간다면 사회 변화를 견인할 수 있다.

6) 문화: 녹색 서재 (Green Library)

‘녹색 서재’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문화생활이다. 데이터의 제작과 전송에는 전기가 사용되기 때문에 통신 산업의 탄소 배출도 증가하고 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핸드폰의 전원을 의식적으로 끄고, 탄소 배출이 없는 문화생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영상을 보는 시간을 줄이고 책 보는 시간을 늘리자. 이를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문화 공간을 확대하자.

7) 경제: 생명 경제 (Economy of Life)

생명 경제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제 활동이다. 기업은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에 참여하고 정부와 기업, 시민 사회가 함께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성하여 생명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탄소 배출이 적은 산업으로 구조 조정해야 한다. 에너지협동조합, 생활협동조합, 소비자협동조합과 같은 생태적 가치,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교회와 신앙 차원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생태적 회심, 생태적 전환

기독교는 기후 비상 행동 대책 기구를 결성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이념의 문제도, 정치 진영의 문제도,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온 교회가 나서서 기후 비상 행동을 결행하고 교회와 신앙 차원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먼저 지구 생태계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범하였음을 회개하고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생태적 회심이다. 예수께서 제시하신 단순하고 소박하게 사는 좁은 길이요 성령의 마지막 열매인 절제의 길로 나가야 한다. 코로나19의 근본적 해결 방안도 역시 건강한 생태계 복원에 있으며 이는 지구 생태계에 부담이 덜 가는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에 있다. 위대한 과업은 위대한 전환에서 시작한다.

생태적 전환이 생명의 길이다. 넓은 길에서 좁은 길로의 전환,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에서 단순하고 소박한 삶으로의 전환, 생태적 우주관으로의 전환, 창조 신앙으로의 전환, 성장에서 성숙으로의 전환, 구도자에로의 전환,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에로의 전환이다.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 박사는 <희망의 이유>에서 지구를 살리는 길은 자연의 재생 능력과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인간 불굴의 열정이라고 말했다. 자연의 재생 능력은 하나님 몫이고, 나머지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불굴의 열정은 기독교가 지펴야 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천 년 동안 기독교가 존속되어 온 것은 이때를 위함인지도 모른다. 이제 기독교는 마지막 과제를 위한 마지막 소명을 받았다. 아직 희망이 남아 있는 이유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말한다.

“만물이 제 모습에서 하나님을 나타내 보일 때 하나님은 비로소 하나님이 되신다.”

기후 위기와 교회의 역할 (1)

양재성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

LID Leadership Journa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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