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quipping Leaders Korean 기후 변화와 생태적 전환 그리고 교회 (1)

기후 변화와 생태적 전환 그리고 교회 (1)

By Beom-Shik Shin

Bible and globe 1160x636

기후 변화와 대응에 관한 몇 가지 질문들

기후 변화로 인한 화석 연료 및 탄소에 기반한 인류 문명의 문제점이 가시화되면서 대중들의 변화에 대한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가고 있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지구적 토론과 그 대응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한국 교계에서는 이와 관련된 토론이나 특별한 대응 노력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 글은 교계와 신앙인들이 이 문제를 토론해야 할 이유와 그 출발점에 대한 단상을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려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기후 변화’는 사실인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얼마나 심각한가?

기후 변화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다. 첫째, 최근 인류가 경험하는 빈번해진 극한 기상은 지구 기후의 장기적 변동과 관련된 문제이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난화 문제라고 확증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신중론(?)을 견지하는 사람들이다. 둘째, 앞의 주장과 일부 공유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기후 변화 담론은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부의 기회를 만들고 권력을 확대하려는 기획이라는 음모론적 시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와 같은 거대 담론은 우리가 잘 알 수도 없으며, 나의 삶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무관심자들이다.

기후 변화 문제가 제기된 이후 수십 년 동안 지구 환경 과학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상 현상을 보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기후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부 기후학자들은 장기 기후 변동을 추적하는 입장에서 현재 지구의 기상 변동은 간빙기 지구가 경험하게 되는 ‘기후 변동’의 일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구한 지구 역사를 통하여 빙하기는 주기적으로 출몰하였고, 그 사이 빙하가 녹는 간빙기 시기에 기후는 따듯해지는 기후 변동의 사이클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중장기적 시간을 통해 축적된 기상 조건의 평균으로서의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체감으로부터 연유한 것이라기보다, 그때그때 보고 듣고 느끼는 이상 고온이나 가뭄, 폭설이나 폭우, 폭염과 한파, 초대형 태풍의 빈번한 출몰 등과 같이 극한적 또는 이변적 ‘기상’에 대한 경각심 때문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경험의 지평은 중장기적 시간을 통해 축적된 기상 조건의 평균으로서의 ‘기후’를 체감할 만큼 지리적으로 넓거나 시간상으로 길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발간한 보고서들은 이상 징후로 판단되는 ‘기후’의 온난화 현상이 오래전 관찰되기 시작했으며, 기후 체계의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명백하고, 이는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CO2) 등의 온실가스의 과다 배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 지구 표면의 온도는 1880~1900년 평균 기온보다 섭씨 1.24도 상승하였다고 밝혔다. 21세기 말까지 대기의 평균 기온은 섭씨 1.1~6.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상승 폭에 따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어떻게 이런 기후 온난화가 발생했는가이다. IPCC에 따르면 지난 80만 년간 대기 중 CO2 농도는 빙하기 때 180ppm, 간빙기에 280ppm이었으므로 기후의 장기적 사이클을 고려하더라도 300ppm을 넘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1950년대 300ppm 수준을 넘은 이후 이 농도가 가파른 상승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산업화 이전 280ppm이었던 대기 중 CO2 평균 농도는 2010년에 380ppm을 넘어섰고, 2020년 기준 412ppm까지 도달하였다. 이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함으로써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따른 “온실 효과”가 대기 온도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기후 온난화로 빙하나 만년설 등이 녹으면서 그 속에 갇혀 있던 메탄 등과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동시에 빙하와 만년설에 의한 태양열의 반사량이 줄어드는 현상 등과 결합하면서 온난화 추세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온난화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는 인간의 삶에 재난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산업 혁명 이후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의 총량은 그 이전 지구가 65만 년 동안 배출한 양보다 많다고 한다. 물론 이런 탄소 농도의 증가로 인한 기후 온난화로 지구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걱정해야 할 대상은 우리, 즉 사람이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 온난화에 대하여 지구 환경은 균형을 찾기 위한 자기 조절 반응을 시작하게 되는데, 문제는 바로 이 조정 과정이 인류가 생존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 온난화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는 인간의 삶에 재난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가령, 대기 오염 때문에 해마다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410만 명으로 추산하였다.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주요 해안 도시들이 사라져 갈 수 있으며, 메콩 삼각주나 갠지스 삼각주 등과 같은 해안 곡창 지대들이 수몰될 수 있다. 강수 및 기온 패턴의 변화는 자연환경에 맞춰 이룩해 놓은 인간 생활의 기본 인프라를 붕괴시키고 인간 삶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높아가고 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식량 문제다. 이미 어족 자원의 이동과 분포는 크게 변화하기 시작하여 우리 식탁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옥수수 발육기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수확량은 17%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는 인도양의 해수 온도 변화에 따른 장기 가뭄의 영향으로 지속적 식량 부족을 경험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문제가 그 지역만의 문제로 국한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많은 학자가 경고하듯이, 기후 변화로 인류가 가장 먼저 접하게 될 중대한 도전은 식량 위기가 될 것이다. 식량 위기는 사회적 불안정과 더불어 중장기적인 이민의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 3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250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기후 온난화에 따른 강수량 변동과 사막화가 유목민 부족을 농경민 지역으로 이주하게 만들면서 악화된 식량 사정과 종교적 갈등이 정치적 이권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비화된 대표적인 환경 재난의 사례라 할 것이다. 이는 환경 요인에 의해 촉발된 위기와 도전 요인이 얼마나 심각한 안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이 같은 도전에 대한 대응 능력이 사회와 국가별로 불균등하다는 점이 국가 및 지역 간의 불평등과 격차를 더욱 키워갈 가능성을 고려해 보면 지구적 혼란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결국,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기후 온난화는 우리가 이미 맞닥뜨리고 있는 중대한 도전이며, 그것 때문에 지구가 망하지는 않더라도 인류 자신은 그 생존 조건이 크게 위협받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양한 토론과 논쟁의 과정을 통하여 기후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산업 혁명 이후 인간의 활동이 기후 온난화에 중대한 원인이 되었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토론과 논쟁에 대해 교회가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후 변화와 생태적 전환 그리고 교회 (2)

신범식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LID Leadership Journal 2022

Contact Us for Help

View staff by program area to ask for additional assistance.

Related


Subscribe

* indicates required

Please confirm that you want to receive email from us.

You can unsubscribe at any time by clicking the link in the footer of our emails. For information about our privacy practices, please read our Privacy Policy page.

We use Mailchimp as our marketing platform. By clicking below to subscribe, you acknowledge that your information will be transferred to Mailchimp for processing. Learn more about Mailchimp's privacy practices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