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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교회의 역할 (2)

By Jae Sung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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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창조 세계의 청지기

1. 시대적 요청인 환경 선교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경제 논리가 생명 논리를 압사하고 있다.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협착하다. 교회가 추구해야 할 길은 생명의 길이다. 사도 바울은 세상 논리를 따르지 말고,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따르라며 성령의 생각은 생명과 평화라고 말했다. 생명을 살리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 즉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일은 예수의 핵심 사역이었다. 이 일이 교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창조 신앙은 구원 신앙과 함께 기독교 신앙의 두 기둥이다. 구원 신앙은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강조되었고 중심 신앙으로 자리 잡았지만, 창조 신앙은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기후 위기 시대가 창조 신앙을 소환하였다. 창조 신앙은 하나님이 말씀으로 모든 만물을 창조하셨고(성육신, 요한복음 1:1), 하나님의 은총은 만물 속에 가득하다고 믿는다(자연 계시, 로마서 1:20). 생명의 토대가 되는 자연 세계는 하나님의 섭리인 창조 질서에 의해 운행되고 있으며, 생명은 하나님의 것으로 존엄한 가치를 갖기에 어떤 생명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함부로 대하는 것은 창조주를 모독하는 불신앙이다. 창조 동산을 잘 가꾸고 돌보는 일(창세기 2:15)이 환경 선교요, 인간에게 부여된 최초의 사명이며, 이 시대 교회에 위임된 가장 중차대한 사명이다.

오늘날 교회는 이 사명을 중심에 두고 성심으로 응답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지구 생태계가 붕괴되면 모든 것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교회는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의 생태적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 다른 담론을 좀 뒤로 하고 생태 담론을 논해야 한다. 덜 중요한 일은 잠시 내려놓고 기후 위기, 아니 기후 재앙을 선교적 중점 과제로 다루어야 한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기독교를 통해 지구가 다시 구원의 길을 걷게 될지...

교회는 하나님의 생태적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

2. 교회의 사회적 책임

교회는 시대가 어두울 때마다 빛을 발하였다. 한국 교회도 그간 민족과 사회, 인류와 지구가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의미 있는 선언을 해왔고, 그 선언은 시대의 화두가 되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한국 교회는 1919년 ‘3.1 독립선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1973년 ‘반독재 민주화선언’으로 유신 독재와 맞섰고, 이는 1976년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한 명동성당 3.1 구국선언의 단초가 되었다. 한국 교회는 1988년, 그 엄혹한 시절에 분단을 넘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88 통일선언’을 발표하였고, 민족 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 선언문은 향후 정부의 통일 정책 수립의 바탕이 되었고, 통일 운동 진영에도 교과서가 되었다. 이어서 한국 교회는 2010년 ‘생명평화선언’을 발표하였다. 자본주의적 세계관으로 250년 이상을 달려온 인류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한국 교회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숨을 쉬며 사는 세상을 열망하며 생명평화선언을 발표하였다. 정치, 사회, 기업이 생명 평화적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산다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이번 2021년 기후 비상 행동의 하나로 ‘탄소 중립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모든 선언의 배후에 성령의 역사가 있었다. 실로 하나님의 피조물인 지구 생태계가 붕괴할 위기에 직면해 있는 데도 어떤 응답도 하지 않는 교회는 진정한 교회로 보기 어렵다.

1) 세계 교회의 환경 운동

세계 교회가 생태계 문제를 신앙적 관심과 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은 1960년대였다. 그리고 창조 신앙과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신학적 과제로 삼게 된 것은 1975년 나이로비에서 열렸던 세계교회협의회(WCC) 5차 총회에서였다. 1983년 밴쿠버에서 열린 제6차 총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생명’이라는 주제 아래 ‘창조 질서의 보전’이라는 실천적 과제가 정해졌고, 1990년에는 서울에서 세계교회협의회의 ‘정의, 평화와 창조 질서의 보전’(JPIC, Justice, Peace, Integrity of Creation) 세계 대회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1994년에는 진보와 평등성이라는 지구적 가치에다 ‘삶의 질’(quality of life) 또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가치를 접목한 ‘생명 신학’(Theology of Life) 프로그램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세계 교회들의 움직임은 생태적 관심을 신학적 주제로 다루게 하여 기독교 환경 운동을 구체화하는 실천적 배경이 되었다.

2) 한국 교회의 환경 운동

한국 기독교 내의 환경 운동은 1970년대에 크리스찬 아카데미하우스와 전국 YMCA가 산업화에 따른 환경 파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환경 문제가 사회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던 1980년대에 접어들며 기장 여신도회 등을 시작으로 교회 여성들의 관심과 실천이 서서히 싹을 틔웠다. 그리고 1982년 들어서 환경 운동을 전체 운동으로 펼치게 될 ‘한국공해문제연구소’(현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설립되면서 본격화되었다. 초창기 연구소는 반정부 활동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공해 문제를 폭로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들을 마련해갔다. ‘온산 공해병’과 ‘소각장 건설의 문제점’과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밝혀내고 사회 문제화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공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을 대표적 업적으로 꼽을 수 있다.

기독교 환경 운동은 1984년에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기념하면서 6월 첫 주일을 ‘환경 주일’로 정하여 지킴으로 교회 연합운동으로 확장되었다. 리우 회의(Rio Summit) 이후 환경 문제가 전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던 1992년 이후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각 교단은 환경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여선교회를 중심으로 환경 선교를 펼쳤다. 특히 환경 주일 성수와 공동예배 자료집 보급으로 환경 운동을 대중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교회의 관심을 끌어내어 교회 환경 운동의 지평을 열었다. 특히 생명밥상 빈 그릇 운동, 초록가게운동, 녹색교회 운동으로 인해 지역 교회로 확대되었고 지역 기독교 환경 운동 단체가 생겨났다. 태백광산지역환경연구소, 함양기독교환경운동연대, 광주전남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전북생명평화기독인연대, 인천생명평화기독연대가 그것이다.

3) 한국 교회 탄소 중립 선언

2021년 5월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소중한 결단을 담은 시의적절한 선언을 발표하였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 교회 탄소 중립 선언이다. 2020년 1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총회를 통해 2030 기후 비상 행동을 결의하였다. 향후 10년 동안 한국 교회가 기후 위기에 비상하게 대응하겠다는 결의다. 그 이후 이번 선언으로 한국 교회는 기후 위기를 시대적 핵심 과제로 삼고 지구 위기 극복을 위한 행동에 동참하겠다는 결의를 대사회적으로 선포하였다. 이 선언이 한국 교회의 체질을 바꾸고 한국 사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한국 교회는 선언문을 통해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셨고, 창조 질서를 통해 유지 보전하시며, 창조의 꽃인 인간으로 하여금 창조 세계를 잘 보전하는 사명을 주셨고, 창조 세계를 보전하는 일은 교회의 가장 위대한 과업임을 고백하였다. 아울러 한국 교회는 창조 세계 보전 책임을 방기하고 지구 위기를 조장한 책임을 통감하며 참회하였다.

한국 교회는 한국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 기후 위기 극복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국회, 기업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하였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2050년 탄소 중립 선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라.

둘째, 정부는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제시하라.

셋째, 기업은 기후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생산 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라.

아울러 한국 교회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행동을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하였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의 기후 위기 인식 개선을 위해 각 교단과 지역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후 위기 비상 행동 플랫폼 사업을 시행한다.

둘째, 우리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 목회 매뉴얼을 개발하여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생활과 일상생활, 사회 조직 속에서 탄소 저감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안들을 제시한다.

셋째, 우리는 세계 교회와 함께 정의, 평화와 창조 질서의 보전(JPIC)이라는 에큐메니컬 신앙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연구자, 신학자, 기독 시민운동 그룹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넷째, 우리는 창조 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중요한 선교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한다.

다섯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기후 위기 비상 행동을 위해 출범한 ‘기후 위기 기독교신학포럼’과 ‘생태정의아카데미’와 연대하여 국내 기독교 대학교 및 신학대학교에서 기후 위기 시대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 양성을 위해 헌신한다.

기후 위기와 교회의 역할 (3)

양재성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

LID Leadership Journa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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