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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에 다시 오는 봄

By Jaewoong Chang

Stock grass growing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 렌트(Lent)는 고대 앵글로ㆍ색슨어 ‘레넨’(Lenen), ‘랑’(Lang)’이라는 단어에서 왔다. 독일어의 ‘Lenz’와 함께 ‘봄(Spring)’이란 뜻을 갖는 명칭이다. 헬라어로는 ‘테살코스테’ ‘40일간의 기념일’이란 뜻이다. ‘사순’(四句)은 40일을 뜻하는 한자어다. ‘순’(句)은 10을 의미하고 ‘사순’(四句)은 40을 말한다. 재의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 주일을 뺀 40일간의 기간을 말한다. 아울러 ‘길어진다(Lengthen)’는 의미도 있다. 늦은 겨울부터 시작하여 봄까지 그 기간이 계속된다. 메마르고 딱딱한 굳은 땅을 뚫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나듯 움츠렸던 신앙이 움트고 약동하며 스프링처럼 튕기며 다시 근본으로 원상태로 돌아가는 때가 사순절이다. 사순절을 목적한 대로 잘 지킬 때 생명과 사명이 길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스어에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는 크로노스(χρόνος, chronos)와 카이로스(καιρός, kairos)가 있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경과나 과정을 나타내는 수평적(horizontal) 시간의 개념을 지닌 말이다. 반면 카이로스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때나 기회를 나타내는 말로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나타내는 수직적(vertical)인 의미를 지닌 말이다.

사순절은 카이로스(Kairos)의 때다. (사)랑하며 (순)종하며 (절)제하는 때다. 죽음의 절망이 부활 생명으로 변화하는 때다. 왜곡된 진리를 바로 세우며 일그러진 십자가 신앙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때다.

예수 그리스도가 지신 십자가는 낡고 거친 십자가(The Old Rugged Cross)였다. 찬송가 150장의 ‘갈보리 산 위에’(On a Hill Far Away)의 십자가다. 화려하고 비싼 장식품의 십자가가 아니다.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피와 땀, 눈물의 결정체로서의 사랑과 공의의 십자가다. 오늘날의 많은 단체와 교단, 교회는 하나님의 꿈을 이루고자 십자가를 지시기 전 심한 고뇌 속에 계셨던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자리다툼을 했던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처럼 화려한 십자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낡고 거친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만 홀로 외롭게 지고 계신다.

고통과 고난 없이는 승리와 영광은 없다.

뉴욕과 메릴랜드 중간에 ‘펜의 숲’이라 불리는 펜실베이니아를 창설한 윌리엄 펜(William Penn, 1644~1718)은 이런 말을 남겼다 “No pain, no palm; no thorns, no throne; no gall, no glory; no cross, no crown. 아픔 없이는 승리도 없고, 가시의 고통 없이는 권좌도 없다. 쓴 고통 없이는 영광도 없고, 십자가가 없이는 왕관도 없다.”

십자가의 길은 외롭고 힘든 길이다. 넓은 하이웨이가 아니다. 희생과 어려움, 따돌림이 따르기도 하는 길이다. 자신과의 네 가지 싸움에서 이겨야만 하는 길이다. ① 버림(두려움, 죄, 허영심, 이기심), ② 잊음(과거의 실수, 화려한 경력), ③ 챙김 (건강, 영성, 가족, 이웃), ④ 이김(열악한 환경, 외로움, 스트레스). 그러나 이 길은 홀로 가는 길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동행하시는 길이기에 영광의 길이요 모두가 함께 사는 상생의 길이다.

‘다시 오는 봄’에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이 납니다. 기러기 떼 열 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 납니다.” 오늘도 살아 있음에 대한 감격은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도 드림과 나눔, 돌봄과 섬김의 낡고 거친 십자가(The Old Rugged Cross)를 지는 사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바라고 소원하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목숨을 바쳐 선물해주신 십자가 사랑, 그 의미를 깨닫고 묵묵히 ‘한길 예수(One Way Jesus)’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며 사순절(四旬節)의 은총을 다시 찾아온 봄과 함께 부활의 생명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란다.

장재웅 목사
워싱턴 하늘비전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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