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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문화 사역

BY HYOK IN KWON

Stock man with backpack overlooking lake

마태복음 5장 13~16절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빛과 소금의 비유다. 여기서 예수님은 빛과 소금과 같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착한 행실’(καλὰ ἔργα, 칼라 에르가)을 통해 드러난다고 말씀하신다. 영국의 출판가 E.V. Rieu는 이 ‘칼라 에르가’의 의미를 “삶의 아름다움”이라고 바꾸어 표현한 바 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삶의 모든 것은 보시기에 좋을 만큼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 삶의 전반에 걸친 이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해 교회가 나서서 일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 문화 사역은 바로 이러한 배경으로부터 출발한다.

사회문화적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씀을 통해 이해와 적용의 힘을 키워 내도록 인도하는 것이 문화 사역의 포인트다.

1. 인식의 변화로부터 시작하라.

일반적으로 교회의 사역에 관한 두 가지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하나는 교회가 해야 할 사역을 예배나 성경공부와 같이 본질적 성격으로만 국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문화의 의미를 거룩한 교회와 구별시켜야 할 세속의 영역에 속한 것으로 보거나 특정한 예술 행위로만 그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광의의 의미에서 문화는 인간의 삶 전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와 사고를 포함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삶의 전반에 관한 복음을 다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문화 사역은 세속적 활동을 넘어서는 일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인식의 변화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육을 통해 충분히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문화 관련 분야를 소개하고, 이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준비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속회 이외의 소그룹 모임이 있는 경우, 관심을 가진 성도를 중심으로 소그룹 활동 중 하나로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러 개를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하는 것보다, 점차 늘려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방식이다.

2. 신앙생활의 외연을 확장하라.

교회에서 문화에 관련된 사역을 행한다 해서, 신앙과는 별개의 여가 활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심은 어디까지나 말씀에 있다. 문화 사역은 교회 바깥의 영역으로 외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확장에 핵심이 있다.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시선과 관심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이미 사회문화적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씀을 통해 이해와 적용의 힘을 키워 내도록 인도하는 것이 사역의 포인트다.

특히 현대 사회는 종교 생활 이외에도 주말을 이용해 수많은 여가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 그만큼 교회 사역에 참여할 기회가 줄어들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교인들의 다양한 관심 분야를 교회 안에서 눈높이에 맞추어 제공해 준다면 여러 면에서 안전과 편의를 줄 수 있다. 교회의 문턱을 낮춤으로써 그 동안 교회에 대해 닫힌 생각을 하는 외부 사람들조차 교회로 인도하는 통로가 될 가능성도 있다.

3.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와 형식으로 준비하라.

문화도 소비의 대상이다. 따라서 소비자인 교인들의 성향과 요구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섬기던 교회는 청년층과 중년층에서 사회 문화적 현상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았다. 청년층은 대중문화와 사회 현상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던 반면, 30~50대는 문학과 철학 사상에 관한 지적 욕구가 컸다. 방식도 독서 토론을 원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직접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그룹도 있었다. 따라서 참여자들 스스로가 원하는 콘텐츠와 형식을 목회자의 협조와 도움으로 충분하게 토론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결정된 소그룹 모임은 교인 전체에 공지하여,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거나 부정적 인식을 갖지 않도록 미리 알리도록 한다.

4. 전문 지식이 아니라 영적 은혜를 체험하라.

이전 교회에서 관심 분야에 따라 시와 문학, 미술, 사진, 뜨개질, 인문학 독서, 한국학 토론, 화해와 정의 모임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책 읽기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 모든 분야에 목회자가 능통할 수도 없고, 이끌어 갈 여력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각 모임을 인도하고 운영할 리더들을 잘 선정하여, 그들과 지속해서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각 모임의 인도자들과 목회자가 모임을 하고, 전반적인 방향과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점검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모임의 목표가 단순한 지적 체험이나 욕구 해소로 끝나기보다,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독서 모임 이후 기도의 언어가 풍성해지고, 사진이나 미술과 뜨개질 모임에서 나온 작품으로 선교지를 돕는 방식이 다양해진 것은 그 한 예다. 전문 지식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영성의 깊이를 채우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5. 다양성에 대한 내성을 키우라.

하나 된 교회의 건강과 조화는 획일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일방적인 소통이나 권위적인 주입식 신앙생활은 오히려 교회의 성숙도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문화 사역의 장점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과 주제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교회 안으로 끌어오는 데에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입장과 관점을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이해하고 삶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 사역에 대한 편견과 신앙생활의 편협성을 벗어나 세상을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할 뿐만 아니라 교회 내의 서로 다른 의견과 다양한 관점들을 조율하는 좋은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성공적으로 문화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사역에 참여하는 자나 그렇지 않은 대다수 교인 쌍방 간의 상호 인정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목회자가 관심을 가진 참여자들과 하는 소통만큼이나 일반 교인들에게 좋은 이미지와 영향력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호 소통의 과정을 통해 다양성에 대한 교회의 이미지와 관점이 더 유연해질 가능성이 크다. 목회자는 이 사역을 시작한 후에는 인내와 지속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모임을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무관심과 무책임이기 때문이다. 두려워할 대상은 새로운 영역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고정 관념과 기존 방식에 대한 무조건적 추종, 그리고 매너리즘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권혁인 목사 [email protected]
산타클라라한인연합감리교회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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