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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BY SUN-JOON KIM

Stock three crosses against sunset

몇 년 전에 루마니아의 어느 정교회 수도원에서 성금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몸을 상징하는 제의를 펼쳐놓은 탁자 밑을 예배자들이 한 명씩 허리 굽혀 통과하고, 사제들이 그 탁자를 메고 나가 교회 건물을 한 바퀴 돌 때, 모두가 마치 상여를 따라가듯 그렇게 예수님의 죽음을 슬퍼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슬픈 후회 중의 하나는 아마 사랑의 실패에 대한 후회가 아닐는지요. 고난주간을 맞아 사랑에 대한 주제를 다시 성찰해 봅니다.

“If Only”라는 영화에서 이안(Ian)은 일 중독자입니다. 사만다(Samantha)라는 여인을 사랑하지만, 그의 우선순위는 성공을 위해 일에 힘쓰는 것이어서 그녀의 졸업 음악회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녁 식사 후 사만다는 이안에게 항의합니다. 자신은 이안의 우선순위에 있어 두 번째일 뿐이라고 느껴져 마음 아프고, 더 나쁜 것은 자신이 그런 처지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요. 그녀는 말다툼 후에 식당 밖으로 뛰쳐나가 택시를 타고 떠나는데 이안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택시는 다른 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납니다. 그 시각은 밤 11시였고 그녀는 곧 죽고 맙니다.

그녀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깊은 슬픔에 빠지는데, 다음 날 아침 깨어보니 그녀가 여전히 자기 곁에 살아있습니다. 그날 일어나는 일들이 그 전날과 비슷함을 느끼다가 결국은 그녀가 그날 밤 11시에 죽을 것임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합니다. 그녀와 함께할 날은 오직 그날 하루뿐임을 깨달으면서 그날을 바쳐 오직 그녀를 사랑하는 데 힘씁니다.

그녀가 원하는 곳으로 함께 여행하고, 전날에는 잊었던 그녀의 졸업 음악회를 이번에는 뜻깊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녀가 작곡한 음악의 악보를 복사해서는 음악회의 멤버들에게 연주해줄 것을 그녀 몰래 부탁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음악회 도중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뜻깊은 순서를 갖게 됩니다.

전날처럼, 저녁 식사 후에 그녀는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그녀의 운명을 알기에 그녀가 택시에 타기 전에 고백합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해왔지만, 오늘까지는 그 사랑을 참으로 느끼지 못했다고, 그녀가 오 분을 살든 오십 년을 살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녀는 꽉 찬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를 위해 힘쓴 오늘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결코 사랑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신에게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어 고맙다고 말입니다.

자신의 고백을 듣고 감격해 하며 택시를 타는 사만다를 쫓아 이안도 택시를 탑니다. 전날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 앉습니다. 잠시 후 11시에 그 택시는 다른 차와 충돌 사고를 내고 이안은 그녀를 위해, 그녀를 대신해서 죽습니다.

고난주간의 복음서 본문을 읽으며 마음이 무겁습니다. “호산나”(시편 118:25~26 참고)를 외치면서 예수님을 “구원자”로 기대하며 환영했지만, 그 기대가 어긋나자 예수님에 대한 사랑은 배신, 저주, 모욕, 증오, 죽임으로 변질하고 마는 것을 보며 인간 사랑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사도 요한은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다”고 말합니다(요한일서 4:18). 예수님의 사랑을 알지 못했으니, 예수님을 향한 그들의 거짓된 사랑은 기대가 어긋나자 두려움을 거쳐 증오로 바뀌고 맙니다. 사도 바울은 “사랑은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고린도전서 13:5). “자신의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니, 관계 속에서 참가치를 드러내는 예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계산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오직 자신의 것을 추구하는 사랑은 자기도취나 자기연민에 빠져 배신으로 이어질 운명입니다.

이렇게 자신에게 왜곡된 사랑을 보여줄 뿐임에도 십자가에서 인간을 품는 예수님의 사랑을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욕을 받으시되 대신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받으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으니…” (베드로전서 2:23~24).

만일 사람들이 그들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알았더라면, 그들은 변함없이 예수님을 환영하며 그 깊은 사랑의 관계를 드러내며 살았을 텐데요. 이젠 우리 차례입니다. 예수님의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 죽음을 이기는 사랑에 물든 그런 사랑으로 살아간다면, “오 분을 살든 오십 년을 살던” 우리도 꽉 찬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소개한 영화에서 사만다 모르게 배려한 이안의 계획대로 그녀가 졸업 음악회에서 특별 순서로 부른 노래의 가사 중 일부는 이렇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하지. 이유를 묻지 말고 이 사랑의 선물을 받아줘. 내가 너와 함께 하고 너를 떠나지 않는 이유를 묻는다면, 사랑이 모든 것을 말해 줄 거야.”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

김선중 목사
위스콘신연회 사우스 밀워키 UMC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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